EXIF ViewerCanon EOS 5D Mark II|2016-09-24 10:15:50|ISO-100|패턴|1/125(s)|f/8.0|16/1(mm)|Auto WB|1000x707|Auto exposure|Not Fired
[추암의 오징어 블루스]
"30만원!"
멋스러운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큐빅이 박힌 예쁜 안경을 쓴 그 할머니는
움직이던 동작을 멈추지 않은 채 잠시 흘깃 올려다 본 후
곱아진 등허리를 나즈막히 앓는 소리와 함께 펴고선
연신 꼬챙이에 깨끗하게 손질된 오징어를 하나씩 잡아 올려 끼우고
건조대(?)로 보이는 길게 늘어진 나이롱 빨랫줄에 널기 위해
한 수레 세워 놓은 곳으로 반복하여 왔다갔다 하시며
오징어가 얼마냐고 인사치레로 묻는 외지인에게 정말 팔아 볼 심산으로
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. 아마 한수레 전부의 가격인 듯했다.
"오.. 꽤 비싸네요.. 힘들게 잡으셨으니 비싸게 받아야죠..ㅎㅎ"
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여야겠지만 나의 관심은 사진이었으니
그냥 몇 컷 찍고선 괜히 미안해서 자리를 떠났다.
오징어가 잘 안잡힌다는데 그 날은 운수 좋은날이었던가...
아니면, 운수가 나쁜 날이었던가... 가늠할 수 없다.